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한겨울 푸른 놀이

햇꿈둥지 2020. 12. 17. 07:12

 

 

#.

하늘을 몇 번쯤 보시나요?

 

#.

한 밤에 눈 내리고

아침 하늘은 시침이 똑 뗀 채

푸르게 맑아서

진공의 허공에 가느다란 철사줄을 휘두르면

쨍그랑 깨질 것 같은 날,

 

#.

아침 하늘이 그랬다.

 

#.

추워서 겨울답고

겨울 다우니 다행이다.

 

#.

연휴의 주말에

우르르 꼬맹이 손님들이 온다는 기별

눈 치우며 윗 밭 오름길을 남겨 둔 것이

이제 빛을 발 할 시간,

 

#.

눈 밭에

깔깔깔

아이들의 푸른 웃음소리가 흥건하면

 

#.

나는

잉걸불에 고구마 굽고

이런저런 따듯한 음식들을 준비해야겠다.

 

#.

오래 전 기억,

 

명절 연휴의 반 시간을 떼어

깊은 산 눈밭에 들었고

우리는 2박 3일의 날들을

옷이 다 젖도록 뛰고 뒹굴었었다.

 

#.

그 때

목젖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깔깔깔 웃고 떠들던 녀석들이 엄마 되고 아빠 되어

이제 다시

그만 그만한 예쁜 아이들과 오겠다 하니,

 

#.

다시 춥고

다시 눈이 내려도

아이들과 손 잡아

푸르게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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