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시골은 업무중

햇꿈둥지 2005. 8. 4. 11:48
 
 

                                                                                  [운학천 풍경]
 
정 지용 선생의 '향수'가 대번 연상되는 풍경 이지요?
지난 달쯤 영월 뜰님 댁을 다녀 오는 길에 훔쳐 온 풍경 하나 입니다
지금 이 곳엔 반라의 피서객들 빼곡하고
갈비집인지...
삼겹살 화려강산...입니다
 
평소에 한시간여...걸리는 퇴근 길이 두시간을 넘겨야 하는 고초를 겪기는 합니다만,
 
도시의
후끈 달아 이글거리는 포도와
사각의 아파트를 잠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설레임이 있었을고?...
 
이해를 하지요
 
그러나
 
창 밖으로 함부로 버려지는 쓰레기
운전석 옆 자리에 앉아 맨발을 창밖으로 내 밀고 다닌다든지
사람 머물었던 자리마다 산 처럼 남겨지는 쓰레기 더미,
더더구나는
이틈 저틈에 은밀히 버려진
이 또한 쓰레기...음식찌거기...들...
 
늦은 밤 까지 이마를 부딪히며 깔깔대던 술잔과 함께 흔들리고 흩어지던 목소리들...
 
휴가 뒤
태풍을 몰아 오는 빗줄기에 실려
둥실 둥실~
팔당 까지는 밀려가고 모여져서 더러는 수거되고 더러는 가라앉고...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지요...
 
팔당은
서울 시민과 수도권에 사시는 모든 분들의 상수원 입니다...아직은...
 
자연을 사랑하는 일은
자연을 누리는 일에 우선해야 하는 일이겠지요
이 여름
이 강산 곳곳에 알록달록 넘치는 원색의 휴가 행렬들...
도시의 회색 공간에 지친 많은 분들의 피곤도 씻어져야 할 일이겠으나
여러분들의 휴가 중에 관계 없이
시골은 업무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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