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비 속에 눕다

햇꿈둥지 2005. 8. 7. 19:01
 


 

창 밖에 초록비 내립니다

낙수물 골져 흐르는 한낮,

시골의 일요일은 일요일(sun day)이되 일요일(work day)로의 기능이 충분한데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야말로 일 없는 날이 되고 맙니다

운무 거느린 앞산, 백운이

초록 창안으로 불쑥 뛰어 들고

그 맞음으로 한없이 여유로워지는 시간


 


 

햇빛 없이도 금송화 흐드러지고

 

 


 

수줍은 메꽃도 한껏 자랑인데

 

 


 

무리 지은 하늘나리,

꽃빛보다 더 진한 향내 온 들에 가득 합니다

 

 


 

8월의 뙤약볕을 숙명으로 견디고도

여름

모든 날들을 온 몸으로 받아

치열 정연한 낭자의 얼굴로 피어 납니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의 시간 뿐이랴

낮은 것은 탐하지 않아도 주어지느니

홍진의 세상사처럼 탐 하여 구 하려 했다면 어찌 이런 흐름을 이루겠는고...

 

 


 

 

물은 흐르되

그 단아한 소리만 명징하게 남겨진 뜰을

풀섶의 돌탑 홀로 지켜 서 있으니

 

 


 

굳이 이 집에 주인 있음을 얘기해 무엇하리...

초록 낮잠에

영혼까지 쇄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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