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띠에
초록은 이토록 겹겹인 시절이니 배고플 일 없겠다
이 말씀 늘 해 주시던 어머니...
돌아 가신 날이
이 놈의 생일 날 이었다
양띠에
겹 초록은 어찌됐든 간에
잊지 않고 제삿상 차려야 하니...배곯을 일은 없겠구나 우라질...
이 일 뒤로는
차려지는 미역국만으로도 자꾸 가슴 젖고 눈물겨워서
그만 생일을 바꿔 버렸다
양력으로...
그 양력의 날은 기가 막히게 좋은 날이라서
온 국민이 빨래 내 걸고 기뻐 하는 날,
광복절...이다
光復?
밝음의 되돌이? 아님 되찾음?
상황의 이관...이었지
아주 오랫동안...어쩌면 지금도...
어두움 따라
산 바람 서늘히 내려 앉는 시간에 수박풀 꽃이며 비비추
순백의 자태로 요염하고도 그 향기 넉넉해서
생일상 끌어 안은 정자 분위기 한껏 돋구어 주었기에
더위가 식을 시간쯤 부터
뒷 밭에 오이 두개 따고
피망도 세개쯤 따서는
썰고
지지고
볶고
종 종 종 종...
아내와 혜원이 제법 바쁜 척 이더니만
먹어 치우기 위해서는 너무 예쁘다 싶은 해파리냉채 한 그릇 폼나게 준비되고
어울어져서
그만 생일 상 이라는데...
초상권 보호를 위해 상 앞에 자리 잡으신
뜰님과 대장님...을 살짝 피 하되
저 자랑스러운
막쐬주...
이름이 막쐬주라 그랬는지
드으럽게 막 취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