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가을 속으로

햇꿈둥지 2005. 9. 5. 12:47
 

 
 
몇일째 걷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으로 보다는
바퀴 위에서 몸을 내리기 위해 먼저 마음부터 내려 보리라는 결심에서 입니다
인류의 발명품 중 아직 까지도 가장 으뜸의 자리를 차지 하는 건 바퀴라고 합니다
물론
신의 창조물 중에도 가장 명맥이 긴 녀석도 바퀴(벌레)라고 합니다
 
이용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이
작금의 상황은 적정하고 효율적인 이용으로 보다는 거꾸로 인간이 예속되는 결과들로 귀결 되어지는 듯 합니다
 
인간의 속도는 완벽하게 과학 종속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해서
마차로 부터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드디어는 서울과 부산을 세시간만에 번쩍~ 굴러 버리는 케이티엑스까지 발전 했습니다
 
주마간산은 이제
주차간산으로 바꿔야 될 지경 입니다 
 
너무 빠르기 때문에 주변의 누구도 어느 것도 둘러 볼 수 없고
손 잡아 볼 수 없는 사람의 살이,
질주의 쾌감을 배가 시키기 위해 달리고 있는 그 누군가를 추월해야 체감지수가 극대화 되는 속도...
그리고 그 속도만큼 망가져 버린 사람의 영성들...감성들...
 
그렇다고 반감일리야 있겠습니까만
그저
걷다가 걷다가 만나진 풍경들 입니다
 
 

 
 
구르지 않고 도착한 바람과, 햇볕들로 더운 여름 내 속살을 채운 해바라기
이제
가을을 잉태 했습니다
그 뜨거웠던 햇볕들을
가슴 속 알알이 고운 사연들로 채워
태양빛은 이렇게 고운 노란색...
 
허긴
사람의 말들이 노란색 일 뿐이지...
 
하늘에는
바람에는
햇볕에는 이리도 고운 색깔이 들어 있었다고
둥근 얼굴의 해바라기 9월의 하루를 밝힙니다
 
 

 
 
이제
여름을 가두어야 겠습니다
봄 부터
하늘을 연모 하거나
더러는
그 모든 것들을 도적질 한 죄,
 
수세미의 내장을
꼭 채워 갇힌 것들은
내년에나 만나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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