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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듯 말 듯... 에서
그저 눈 날림 정도로 예보가 바뀌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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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모두
봄 농사 중 제법 힘든 일을 덜어 주겠노라고
밤 길을 달려 모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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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산 골엔 폭설이 시작됐고
그 눈은
아침 이어 한낮
한 낮 이어 종일의 퍼 부음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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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지지부진이던 눈을
춘분이 머잖은 날
이 겨울 남은 량의 모두를 한방에 퍼 붓기로 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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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밭의 사래 긴 비닐하우스가
곧 주저앉을 듯하여
비닐을 모두 잘라 버리는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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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살이 중
이런 어거지는 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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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의 너른 들에서
이제 막 산골을 향해 떠났노라는 봄처녀는
어느 들판에 몸 구부려 안달을 하고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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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산골짜기 봄은
또
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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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봄이 당도하여
비로소 꽃 피고
장딴지에 땀띠 솟을 때쯤
봄 온 줄 알게 될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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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의 일을 버려둔 채
비닐하우스 속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했으므로
아이들은 신나고
나는 분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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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아무리 죽는소리를 한들
다녀가시는 많은 분들이
행복에 겨워...라고
귀신같은 안목으로 속내를 읽으실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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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것
휴일의 2박 3일쯤
행복 장아찌가 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