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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보내 놓은 지 사흘째
여전히 영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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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엔 예보에 없는
목화송이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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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 해
산 계곡을 굴러 내려와
추녀 끝에 매달린 바람 덩어리,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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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한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기도 하니
낮엔 햇살이 황홀하고
밤엔 한기에 새우처럼 오그라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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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종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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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뒤흔들며 지나는 바람 소리가
허둥지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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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쫓겨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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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아우가 올라와
오랜만에 전해주는 마을 소식이
이즈음 날씨만큼이나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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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의 과정 없이 만나진 사람들이니
기억의 공유도 가벼울 터
조심스러워야 할 관계가
내 생각 내 고집으로 소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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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만남이 따듯한 인연이라야 하는데
업보로 느껴지는 사람들을
산골 마을에서 조차 간혹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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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착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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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도 어느새 스무이틀,
봄 기다리는 성급한 마음에
딱히 정해진 일 없이 허둥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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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치 못한 허공 가득
비바체의 바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