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착종(錯綜)

햇꿈둥지 2022. 2. 22. 06:21

 

 

#.

우수 보내 놓은 지 사흘째

여전히 영하 행진,

 

#.

한낮엔 예보에 없는 

목화송이 눈이 내렸다.

 

#.

거기에 더 해

산 계곡을 굴러 내려와

추녀 끝에 매달린 바람 덩어리, 들,

 

#.

간혹 

한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기도 하니

낮엔 햇살이 황홀하고

밤엔 한기에 새우처럼 오그라드는

 

#.

착종의 계절,

 

#.

풍경을 뒤흔들며 지나는 바람 소리가

허둥지둥이다.

 

#.

겨울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쫓겨가는 것 같다.

 

#.

아랫집 아우가 올라와

오랜만에 전해주는 마을 소식이

이즈음 날씨만큼이나 편치 않다.

 

#.

전유의 과정 없이 만나진 사람들이니

기억의 공유도 가벼울 터

조심스러워야 할 관계가

내 생각 내 고집으로 소란하다.

 

#.

사람의 만남이 따듯한 인연이라야 하는데

업보로 느껴지는 사람들을

산골 마을에서 조차 간혹 만나게 된다.

 

#.

이 또한

착종,

 

#.

2월도 어느새 스무이틀,

봄 기다리는 성급한 마음에

딱히 정해진 일 없이 허둥거리지만

 

#.

정숙치 못한 허공 가득

비바체의 바람만,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처녀 제 오시고,  (0) 2022.03.19
각자코생,  (0) 2022.02.26
세월 변명,  (0) 2022.02.15
코로나 사잇 길,  (0) 2022.02.07
방학놀이,  (0) 2022.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