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그 사람[1]

햇꿈둥지 2005. 5. 12. 14:43
강원도로 이사한 후 이날까지이니
근 9년여를 처 박아 두었던 카메라들...

내 몸에 흠집이 나는건 아까징끼 발라가며 견뎌내면서도 카메라 어디 한군데라도 흠집이 날까...곰팡이라도 슬을까...노심초사하여 알미늄 사각 박스를 구해 그 안에 물 먹는 하마 분대 병력쯤을 집합 수용해 놓고 애지중지...하던 넘덜을 어제 저녘엔 모처럼 꺼내어 손질을 했다

아무래도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한바탕 실속 없는 사진사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다

알부자인 그 친구의 여자 친구 딸내미 취직이 뭔 일인지 이 불경기 속에서도
드으럽게 후닥닥 진행이 되어
마침 성남 어디쯤에서 새로이 사업을 시작한 후배의 사무실에서 구렁이 새알 삼키듯 아이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바람에
덩달아 입이 귀 밑에 걸린 두 사람,

순풍에 돛 단듯이
바람에 연 날리듯이
동강 물살에 래프팅 하듯이
배탈난 사람 설사 하듯이
장마철 비 퍼 붓듯이

(더 할까 말까...)

즈이덜 끼리의 수작이 깊어만 가더라

마무리...를 위하여

모처럼 중형 카메라에 필름을 갈아 넣으며

사람의 일이란...

단발머리 소녀였던 내 아내의 저 흰머리는 얼마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가...

어찌 되었건

바람 잡아주고
장애물 제거(?)해 주고
사진도 박아 주고
부조금도 내 주고
박수도 쳐 주고...製吉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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