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칠월의 여섯째 날

햇꿈둥지 2005. 5. 12. 14:39
 

태풍 자락에 섞여 온 비바람의 서슬이 아직도 정숙하지 않다

 

6월의 설익은 바람 결에 하늘 깊숙히 솟아 오르던 키 큰 옥수수며 해바라기들은 속절없이 바닥에 눕혀져 있고

그렇게 망가졌다...싶었던 모든 것들이

장마 뒤 7월의 농 익은 햇볕 속에서 또 우수수 털며 일어나곤 했었다

 

먼 거리를 옮겨 심어졌던 느티나무들은

섣부른 욕심 탓에 옹골진 가지들을 몽땅 잘린채 황량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하늘 바라기를 하고 있건만 마음 졸이며 새순을 둘러 보아도 영 영 감감 소식...

애 타는 중에 죄송한 마음이 더욱 무겁다

 

自然...이라하니 그대로 두어야 좋을 것을

사람의 욕심은 끝간데가 없어서

취향이니

취미니 그 중에 고상한 '고졸함'까지를 동원해서

제 자리 제 그늘로 의젓한 나무며 돌들을 함부로 옮겨 놓고도 '심미...'운운이니

인간적...이란 가장 비 자연적임의 대명사일시 분명하다

 

하늘은 아직도 물기 머금은 회색,

비 오니 비 맞고

볕 나니 마름...이어야지...

 

그 중에

사랑 가득이면 더없는 그만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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