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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시의 후배가
곧
재 넘어 작은 도시에 지점을 개설하기로 하여
잠시 일을 봐줄 수 있겠느냐고 전화했으나
어쩐지
백수의 고결을 해치는 일이 될 것 같아
기어이 고사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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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 며칠째
구들 고래를 주물러 터치는 백수의 고단함은
어찌 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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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하나,
아무리 불 조절을 해 봐도
아랫목이 동그랗게 탄화되는 일,
오래 궁구하여
획기적인 개선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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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부터는 아이들과 떨어져 보내는 휴지의 시간,
다시
월요일의 만남을 갈망하다가
화요일부터는
대략 낙망하여
목요일쯤에는 떡실신급 절망이 될 것 같은 전망,
그리고 또 되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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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뚝지 인대를 위로하고
그 노고를 탕감해 주겠노라고
쌍둥이와 아들과 딸이
대거 식솔들을 이끌고 도착하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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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해 대고
아이들 돌봐주기에
중간중간 간식에 통닭에 술안주에
이 방 저 방 잠자리 살펴 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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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이
나는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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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줄은 편안 하셨으나
정신줄은 심히 산란 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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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밤
사흘 낮의 시간 동안
홀로
동방식서방숙 하며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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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인도양 미리싸 해변에 폼나게 엎어져서
여덟시에 떠나는 기차의 꽁무니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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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새로 놓고 길 포장하는 일은
거룩한 봄비에 데마찌가 났다고
낮술 거나하여 꽃잎처럼 불콰하신 일꾼들,
과연 봄 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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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잠시
봄의 고갱이에 처박혀서
화의화식 하고 시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