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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
온돌방 구들이 주저앉더니
보일러마저 배관에 구멍이 나서
얼어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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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고
여차저차 하여
강원도 산꼬댕이의 온도계가 슬금슬금 허리를 펴는
3월의 끄트머리 날에
비틀거리는 나비처럼
비틀거리며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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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참
징허고도 장한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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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 달여 동안 성의 없이 주물러 터치던
엉성한 구들 일을
초벌 미장으로 입막음 한 뒤
불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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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어설프지만
완벽하지 않은 성공이다.
이날 껏 살아온 생애의 날들 조차
숭덩숭덩 구멍 투성이이니
그 손으로 손질한 구들에 연기가 조금 새는 것 정도야
용서하고 격려해야 마땅한 일 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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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는 철새처럼
볕 바른 곳으로 옮겨주었던
세 마리 개들의 집을
이번엔
초록그늘 질펀해질 곳으로 옮겨 주었다.
그리하여
세 마리 개들의 팔자는
다시 그늘 아래 널브러져서 낮잠을 때릴 수 있는
오뉴월 개팔자로 연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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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덕지로 매달린 노곤을 털어내고자
낮잠 1인분 말아먹을 계획으로
비몽과 사몽에 접선을 시도하는 중인데
백년에 한 번씩 전화하는 친구넘이
방자하고도 시끌벅적한 소리로 전화했으므로
소박한 중에도 황홀했던 낮잠의 꿈은
한낮의 개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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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에 접속하여
친구 끊기를 신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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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꽃들과
온갖 새들을 만날 수 있다하여
주변 주변 청소하고 정리하고
그래 봤자
그 꼴이 그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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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공구를 어디다 두었는지
찾아 맴돌기를 반복한다.
푸르고 싱싱하던 기억력의
골다공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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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도
깔 깔 깔 꽃이 피고
새들은 집터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으니
참
부드러워 황송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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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할 것 같은 이 봄날들을
장차
으떠케 하면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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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비 온다네
제기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