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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심었던 마늘 다섯 접은
우리 둘에 더하여 아이들과 가까운 형제들의 일용할 양념이 되었으므로
올해도
마늘을 놓는 일이 제법 우선의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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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가꾸어
열 사람이 나누어 먹는 일,
힘든 일들을 줄이라고는 하지만
힘들어 주저앉으면 자연스럽게 못 하게 되는 일,
그게 농사인 것 같다.
#.
위 아래 밭의 부실했던 뒷 설거지가
몫일이 되어 버리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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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숙 퇴비를 지게로 져 옮기고
미리미리 마늘 비료를 뿌려 두고
그리고
꼼짝 않고 누운 채 여름을 보낸 농기계들을 깨워
밭을 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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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재 넘어 대처로 볼 일을 보러 나간 사이
늙은 소에 쟁기 메어 밭을 갈듯이
늙은 경운기로 한나절 밭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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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법 철이 들어
힘겨운 일은 아내 없는 새
우렁 서방처럼 홀로 해 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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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잖은 코딱지 농사일 보다
아내 손으로 만들어지는 가사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니
생색 낼 일이 아닌 당연함 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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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낙엽이 쏟아지고
투명한 햇살이 빗살로 쏟아지는 산골
상쾌하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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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가득한 옷을 털고
흐르는 샘물에 얼굴을 씻을 무렵
또르륵 전화 한 통,
"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쌍둥이들이 온다는 호들갑스런 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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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연의
소중한 껌딱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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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쯤에 아직도 설렘이 있어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일은 행복하다.
#.
산중 누옥이 잠시
요란법석하여 따듯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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