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 아이가 유치원 발 감기를 묻어 들이고
그 감기를 다시 내가 받아서
#.
사흘 아니 나흘째
골 골 감기중,
#.
모두들
코로나 확진자 대하듯 하니
감기조차 성실하게 앓을 수 없는
수상한 시절,
#.
감기의 패턴이 무너졌다.
말하자면
재채기를 시작으로
살짝 열과 콧물과 기침과 가래로 진행되던
일련의 시스템이 엉망으로 헝클어져서
#.
때 아닌 오한이 나다가
기침이 쏟아지다가
잠시 멀쩡 하다가
다시
열 나고 기침이 쏟아져 나오는
변종 오미크론 감기인가 보다.
#.
그렇게
비틀비틀 대한이 되었다고
산 꼬댕이 하늘은 이를 기념하여
징검징검 눈을 뿌렸으며
#.
길에는
내린 눈의 곱은 되는 염화칼슘을 부어
온통의 길을
염화칼슘 장아찌를 만들어 놓았으니
#.
그저 무던하게
가자면 가자는대로 굴러가는
차에게 조차 미안한 일이다.
#.
대한 뒤에
입춘이 있어서
눈 덮인 목련꽃망울이 그저 딱하지 만은 않으니
#.
겨우내
맘 놓고 게을렀던 몸을 추슬러
이제 농사 준비를 해야 할 일이나
#.
몸 움직이기 보다
맘 움직이는데
또
한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