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나자로 마을 석감 속의 성모마리아]
지난 주 금요일 혜원이 짜식이 전화를 했습니다
"아빠 나 선택 들어 가거든요~"
"어떤 짜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런 선택 말고 선택 주말 프로그램을 신청 했어요"
"그리하여 어찌 하라고?"
"뭘 어째~ 남의 집에서는 엄마 아빠가 애들 등 떠밀어 보낸다는데 이렇게 자발적으로 선택한 딸래미 수료를 축하해 줘야 되는거 아니예요?"
"우끼지 마라 밭에 들깨가 아직도 서서 깨를 쏟고 있다 자~알 다녀 오그라..."
얘기는 대충 이렇게 끝냈지만
그래 그래 이 험한 세상 바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아 실천 하겠다는 그 뜻이 갸륵도 하여 오전 내 비지 땀을 쏟아가며 들깨 베고 마늘 밭 갈아 놓고 길을 나섭니다
10여년 전 쯤의 해에
아내 손잡고 다녀 온 M.E 경험이 새롭습니다
부부살이의 문제에서 가장 큰 획과 되돌아 봄과 정신적 정비의 계기가 되었던 터라
돌아 보는 곳곳이 새롭고 감회 깊습니다
남편으로서의 내 의식과 방식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문제에서 건강 했었다는 아집,
굶주리길 했느냐
헐 벗길 했느냐
한데 잠을 잤느냐...
내 안에 설정 되어 있던 이 의식을 되돌아 보니
한심 하도록 형편 없는 곳에 나는 있었고
부부살이의 중요함은 이 따위 하드웨어적인 것이 아닌 훨씬 더
깊고도
높고도
넓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있어야 겠다...라는 깨우침을 얻었지요
십자가에 매달려
목 마르게
못 박힌 곳곳의 통증을 견디며
그 상처를 통해 온 몸의 피를 쏟는 가장 고통스런 죽음을 택 하신 그 님의 어느 한 부분을 이해하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만,
최소한
사람의 굴레를 끌어 안아 깨닫고 실천해 보리라는 초발심이
많이도 식어진 가을 가을 깊은 날
딸 아이의 발걸음을 좇아 잊혀졌던 기억들을 되 살리고 풀어진 마음들을 다시 동여 맵니다
블러그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저희 가족 입니다
딸아이 우측의 예쁜 아지매는 M.E 주말 이 후 마음의 끈이 가장 튼튼한 친구이며
딸녀석의 또 다른 엄마 이기도 합니다
문 밖에서 깜짝쇼를 준비 하겠노라고 근 세시간 여를 떠는 동안
즈이덜 끼리는 젊으신 신부, 수녀님과 함께 무에 그리 호호깔깔 헤어짐이 길든지요...
결국 일이 다 끝난 시간은 이렇게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막
형형색색의 단풍빛이 불 처럼 번지는 고운 터에서
가슴 벅찬 삶의 샘을 찾은 아이에게
내 행복 보다는
이웃의 행복을 위해 싹 틔울 수 있는 씨앗 하나가 되는 삶을 살아 보라고
등 두드려 주어서 행복했던
가을 속의 하루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