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DIY

햇꿈둥지 2005. 12. 12. 08:13

 

 

딸 아이의 겨울 코트를 만든다고 판 벌리고 일 벌인 때가

지난 늦 가을 쯤 이었는지...

겨울은 12월의 사타구니에 박혀서 나날이 찬바람 기세등등 하건만

내년 초복에나 입힐 작정인지 아직도 미완의 상태로 벽걸이 낮잠이 깊은데

이 무신 프로젝또인지

김치냉장통과 빨래통을 다용도실로 옮겨 치운 마누래...

그 빈 공간을 메꾸기 위해 이번엔

뚝딱~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 혼자 구상하고 설계하고 자재 사 들여 놓고

지금부터 시이작~ 이니

아무리 톱질하고 망치질한다 쳐 봐야 지엄한 감독의 데모도 노릇 밖에는 별 다른 재주가 없습니다

 

 

드러워도 참고...

허긴 뭐~

드럽다고 승질 돋궈 봐야 제 발등 찍는 꼴 밖에 더 되겠는가?

아마죠네스의 충직한 노예 이거나

쥔 마님의 어벙한 마당쇠가 되어

쓱싹 쓱싹 톱질하고 쿵쿵 쾅쾅 망치질 하고...

가끔 비위 맞춰 드리느라고

 

"여보~ 이거 설계하고 딱 맞는거여?"

아부성 추임새도 넣어가며...

 

 

귀퉁이 설합을 만든 뒤에

마당쇠의 창의성을 한층 엎 그레이드 하여 뒷산 나뭇가지 하나를 정갈하게 다듬은 뒤,

이 처럼 삐딱한 손잡이 하나 달아 놓음 으로써

균형 속의 파열...이라...

이 또한 디자인의 진수가 아니겠느뇨???

 

맘에 드시오?

창의성이 돋 보이기는 하시온지요?

이 감각을 이해는 물론 격려도 가능 하시온지요?

 

왼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감언이설과 아첨으로 통과,

 

 

오일 스테인을 바르고 나니

그 빛깔이 그윽도 하더라...

 

이래서 이 짜슥덜이 본드를 마시는 건가?

휘발성 강한 용제를 한참 마셨더니만 머리가 띠잉~ 한거시

기분이 좋을 똥...하기도 하고

지구 도는게 약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우쩐지 속이 메쓱~ 하기도 하여

그만 하자

그만 하자...

 

어제 오늘 죽기로 일 했으니

응분의 향응이 준비되어야 하지 않겠느뇨???

 

죄 없는 장수촌 토종닭 한마리

이 추운 겨울에 홀라당 털 뽑힌채 백숙이 되어 주안상에 누우니

이 또한 취기 도도한 지고...

 

다만

아쉽기로는

 

조자룡이  큰칼 뽑듯

크게 뽑아 써억~ 긁은 카드 대금은 어차피 이놈 몫이니

 

제기럴...

소경 제 닭 잡아 먹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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