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
무거운 구름 자락들은 신 새벽부터 아예 산 능선에 걸터 앉은 모습으로 비를 뿌리고 있다
출근 중
인적 드문 시골길, 비에 젖어 걷고 있는 행인 하나를 마주쳤다
차갑고
무겁게 젖어 있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왜 자유라는걸 생각 했을까?
시골 깊은 산 속에도 전원형 호화주택이 들어서고
나날이 가로등 휘황해지는 거리
원칙과 도덕은 그 싱싱함을 잃은채 자꾸 유기되어가는 세태
주술처럼
'먹고 살아야지...'의 따분한 명제로
저 둥 둥 떠다니는 저잣거리로 나서야 하는 오늘
비 처럼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