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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고도 강남이라 하여
미리 쫄은 촌 부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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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반쯤의 칙칙폭폭 시간은
새 길로 새 기차가 달림으로써
번쩍하여 우리를 도시로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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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시의 입에 물린 빨대를 위해
모두들 발전의 건배를 들은 뒤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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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의 너무 많은 길들에 홀려
우리는 갔던 길을 맴돌거나
멈춰 서서 지도를 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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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던 지금이
순간적 과거가 되어 버리는
너무 빠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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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은 사람들이
얼굴의 반을 가린 채
스마트 경전에 엎드려 경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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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동 방식에 이어
도시 전체가 데린쿠유처럼 땅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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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물러 설 곳이 없는
꽃 같은 아이들이
당초 계획했던 결혼식보다 다소 낡은 얼굴이 되어
허둥지둥 부부되는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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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어와
새들의 독백과
지하의 아우성과
지상의 한숨들이 아주 낯 선
이상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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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처럼
다시 도시를 벗어나
모난돌이 지천인 산골 밭에
여린 모종을 심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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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쉬자고
후드득
빗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