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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천리 길,
손주의 결혼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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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위 동서 딸의 큰 아이
어쨌든
손주 며느리를 보는 혼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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즤 엄마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결혼했고
즤 엄마 닮은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기 바쁘게 하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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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의 일,
앞과 뒤로 피곤 풀이 시간을 잡아
2박 3일의 일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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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과
마스크 쓴 사람들이 제법 많다 싶은
이곳저곳을 넉넉한 걸음으로 둘러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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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를 내야 하는 곳곳에서
반값 이거나 공짜가 되어 버린 나이,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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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5월의 노래가 바람처럼 흐느적거리는
슬픈 계단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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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한 역사
치유되지 않을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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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시는
새벽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바짓가랑이가 다 젖도록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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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의 꽃말이
아미타불이라 하니
저 멀리 보이는 소실점의 끝에 이르면
아픈 마음 모두 내려 놓고
정토에 들 수 있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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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먼 길을 되돌아 들어 선
강원도 산 꼬댕이의 누옥은
눅눅한 오월의 날들과
첩첩의 초록 속에
가만히 엎드려
향기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