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세상 연두,

햇꿈둥지 2022. 4. 13. 09:22

 

 

#.

나처럼 늙어가는

경운기와 관리기를

더러는 달래고 때로는 겁 주어

밭 갈아 감자를 넣었다.

 

#.

심어 가꾸는 사람 둘에

나누어 먹어야 할 사람들은 줄 줄 줄,

 

#. 

이 골짜기에 들어

고요히 살며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거

 

#. 

가꿈도 나눔도

즐거운 일이다.

아직은,

 

#.

모두들

붓을 잠시 뉘워두고 소풍길,

산길에 함부로 깔깔거리며

아이처럼 즐거웠다.

 

#. 

평균 연령 60대

정신 연령 20대,

 

#.

역시

공부보다 즐거운 일이

밖에 나가 노는 일이다.

 

#.

헤어져 돌아오는 길,

싸움나도 말릴 사람 하나 없는

진공의 시골길에

털푸덕 주저앉아 아득한 시선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고요하고 무량한 행복,

 

#.

본디

이렇게 살아야 했거늘,

 

#.

새벽녘 뜨락에 나가 보니

꽃 속에 이슬이 스며들고

이슬 속에 꽃송이 뛰어들고

 

#.

꽃 더불어

먼 산에서 포말로 몰려드는

연두

연두,

 

#.

어찌 먼 걸음으로

무릉도원을 찾아 나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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