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처럼 늙어가는
경운기와 관리기를
더러는 달래고 때로는 겁 주어
밭 갈아 감자를 넣었다.
#.
심어 가꾸는 사람 둘에
나누어 먹어야 할 사람들은 줄 줄 줄,
#.
이 골짜기에 들어
고요히 살며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거
#.
가꿈도 나눔도
즐거운 일이다.
아직은,
#.
모두들
붓을 잠시 뉘워두고 소풍길,
산길에 함부로 깔깔거리며
아이처럼 즐거웠다.
#.
평균 연령 60대
정신 연령 20대,
#.
역시
공부보다 즐거운 일이
밖에 나가 노는 일이다.
#.
헤어져 돌아오는 길,
싸움나도 말릴 사람 하나 없는
진공의 시골길에
털푸덕 주저앉아 아득한 시선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고요하고 무량한 행복,
#.
본디
이렇게 살아야 했거늘,
#.
새벽녘 뜨락에 나가 보니
꽃 속에 이슬이 스며들고
이슬 속에 꽃송이 뛰어들고
#.
꽃 더불어
먼 산에서 포말로 몰려드는
연두
또
연두,
#.
어찌 먼 걸음으로
무릉도원을 찾아 나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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