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쪽 마을은
눈덩이의 피폭이었다.
#.
하여
고성까지 올라가 주유(周遊)하리라는 당초 계획은
동로(凍路) 아미타불,
건봉사 입구에서 차를 돌렸다.
#.
당초 계획의 차질로 시간 벌이를 한 덕분에
푸른 파도를 넘나들던
등 푸른 생명들만 더하기로 제 살을 베어야 했다
#.
푸른 하늘 한 잔,
너른 바다 한 점,
#.
하늘은 여전히 파란 눈덩이로 무장하고 있었으므로
어디를 보든 눈 부시고
어디를 가든 눈 시렸다.
#.
술 취한 이들이
마을 관광을
마을 강간으로 발음할 때쯤
#.
메들리 오두방정으로 멀미를 일으키던 버스는
우리 모두가 사는
지붕 낮은 집들의 마을에 도착했으므로
#.
소금 맞은 미꾸라지처럼 들 뛰던 우리 모두
봄철 농사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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