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산골 복병,

햇꿈둥지 2024. 8. 14. 02:47

 

#. 
마당가 꽃밭을 정리하던 아내가
풀 숲에 숨어 있던 쌍살벌 집을 건드려
무료로 세 방의 봉침 시술을 받았다.

#. 
즉시 무장하고 달려 가
벌집을 제거 한 뒤
뭉념하고 말하길,

#.
임자 있는 여자 건드리면 이렇게 된다는 거 
널리 알리시게나,

#.
이 소식을 전해 들은 1학년의
벌침은 꼭 카드로 뽑아야 한다는
주옥 같은 훈수,

#.
시골살이를 하겠다고 
스무 해 넘도록 마을에 살던 이가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고 했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는 절박한 문제,

#.
사람 사는 일,
참 
헛 되고도 헛 되도다.

#.
이제 느낌의 강도가 더욱 커져서
우리 모두의 내일을 보는 것 같다.

#.
재 너머 작은 도시를 드나드는 길,
나날이 늘어나는 요양병원, 들,

#.
늙어가고 낡아가는 몸이
세상의 일거리가 되기도 한다는 것,

#.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

외로워질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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