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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첫새벽에
야반도주하듯 집을 떠나 도착한 곳은
영상 30도쯤의 더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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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홉 소주 세 박스쯤을 나누어 장전? 한
열여덟 명의 술꾼 속에 끼어진 억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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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먼 나라 순박한 사람들의 일상에
별스러울 것 없는 백수의 일상을 휘저어 담아서
건들건들 5일의 밤과 낮을 탕진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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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위해서 돈을 쓸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자 했으나
세상은 어떻게 해서든
빈한한 백수의 주머니를 자주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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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도시 가운데에 차려진
평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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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와 음식 팔기와
이런저런 일로 뭉떵거려진 바비 인형처럼 고운 사람들이
신명나는 가락을 쏟아 내었으므로
모두들 손뼉 치고 흥겨워하였으나
홀로의 눅눅했던 느낌들은 또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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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을 버려둔 채
이른 야시장을 어슬렁 거리다가 마주친
젖병을 입에 문 꼬맹이와 스마트 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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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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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온 날부터 시작한 지독한 감기
그 조차 아내와의 나눔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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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갚음으로의 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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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불은
컴퓨터의 파업 까지가
긴 게으름에 대한 모든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