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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 아빠는
내 생일날 결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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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이의 생일과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이 겹친 날,
정환이의 도치된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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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잌에 선물에
깍두기로 정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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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리고도
기꺼운 행복,
뽀뽀 수천만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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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스테파노의 훈수가 있었다.
옥수수 심는 사이사이
고구마 싹을 꽂아 놓으면
옥수수 베고 난 뒤에
뒷 산 덩치만 한 고구마들이 줄줄이 달릴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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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스랑과 호미질 수천만 번,
나온 고구마 달랑 아홉 개 쯤,
크기는
빈대 콧구멍 만한 것들이 출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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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으로
고구마 줄기만 수레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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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와
친구 끊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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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가는 집이 만들어내는
이런저런 문제들 중에
가장 큰 골칫거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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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마당에 설치된 바깥 등 어디에선가 누전이 진행되어
늦은 밤 집에 들어 스위치를 잘 못 켜면
덜커덕,
온 집안의 전기가 나가 버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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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커덕
심장이 꺼지는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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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곰 곰 곰 한 열흘 궁리 끝에
선을 잘라
해당 스위치 선로에 매달린 세 개의 등을 포기한 채
밝기를 높인 하나의 등으로 교체함으로써
기어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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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새벽
마을 방송을 통해서라도
이 쾌거를 널리 알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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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밥 짓기
마무리로 설거지하고
이런저런 농사일에
지붕 고치기와 전기 손질하기
고양이가 노획한 뱀 처분과
아궁이 불 때기
아내의 책 만들기 보조역에
가을빛 찬란한 꽃 한 송이
식탁에 꽂아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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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이며
또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