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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서른 날이 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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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선 시월이 기다리고
문 밖에선 겨울이 대기 중인
산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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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 겨울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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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새벽 창문을 여니
잔뜩 옹크린 시월이
시린 발걸음으로 성큼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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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그리움 먼저
가슴에 뛰어들고도
이쯤에도
자꾸만 시려 드는 마음,
가슴 저림은 또 어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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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일에도
찔끔 울고 싶어지는
참
인간적인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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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로록~ 문자 하나,
겨울보다 먼저 독감 침공이 예상되니
모두들 예방 주사를 맞으시라는 전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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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보다 더 급한
그리움 예방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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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서실 동무들이 쳐들어 오겠단다.
다시
뭉쳐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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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서(書)까지의 선에서 마음 정한 일,
예(藝)까지의 길은 그대들만 가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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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집 밖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했지만
모두들
마스크 또 마스크,
말 되게 안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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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길은 안개속 유영 이었다
안개보다는 는개의 굵기,
앞 머리
눈썹
코 끝에
시린 가을이 방울 방울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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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밥상을 표현함에
'김치뿐인 밥상' 이라던 시절이 있었지,
그러나
김치만 있어도 성찬이 되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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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배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