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세미 겨울,

햇꿈둥지 2022. 10. 1. 04:38

 

 

#.

구월의

서른 날이 지던 날,

 

#.

달력에선 시월이 기다리고

문 밖에선 겨울이 대기 중인

산골짜기,

 

#.

세미 겨울 쯤?

 

#.

신 새벽 창문을 여니

잔뜩 옹크린 시월이

시린 발걸음으로 성큼 들어섰다.

 

#.

갈색 그리움 먼저

가슴에 뛰어들고도

이쯤에도

자꾸만 시려 드는 마음,

가슴 저림은 또 어떻고,

 

#.

별 것 아닌 일에도

찔끔 울고 싶어지는

인간적인 시월,

 

#.

또로록~ 문자 하나,

겨울보다 먼저 독감 침공이 예상되니

모두들 예방 주사를 맞으시라는 전갈이나,

 

#.

독감보다 더 급한

그리움 예방 접종,

 

#.

기어이

서실 동무들이 쳐들어 오겠단다.

다시

뭉쳐야 한다는 거다.

 

#.

그러나

이미 

서(書)까지의 선에서 마음 정한 일,

예(藝)까지의 길은 그대들만 가시게나

 

#.

전 국민이

집 밖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했지만

모두들 

마스크 또 마스크,

말 되게 안 듣는다.

 

#.

아침 운동길은 안개속 유영 이었다

안개보다는 는개의 굵기,

앞 머리

눈썹

코 끝에

시린 가을이 방울 방울 매달린다.

 

#.

부실한 밥상을 표현함에

'김치뿐인 밥상' 이라던 시절이 있었지,

그러나

김치만 있어도 성찬이 되는 날들,

 

#.

그까짓 배추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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