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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하기도 하지,
며칠의 서리로 주변의 푸르렀던 잎들 모두 주저앉았건만
이 맘 때 쯤에야 향기 가득한 꽃으로 피는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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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법 겨울 준비가 된 듯하여
그만 좀 누워야겠다... 마음먹을 때쯤
김장할 때 써야 할 바깥 수도가 덜커덕 고장이 나서
허리가 얼큰하도록 삽질하는 동안
머리, 어깨 위로
깃털처럼 가볍게 뛰어내리던 나뭇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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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깊고
통증도 깊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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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품에서 키워진 예온이는
갖은 아양과 굴종에도 불구하고
그저 멀뚱 새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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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잔치를 정리하는 시간,
아이의 외할머니께 정중히 인사했다,
"아이들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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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 밀착도가 더 큰 아이들이
외가 친밀도가 훨씬 더 큰 아이들로 키우는 일,
장차 이 세상은 모계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건지
그래서
카톡에도
이모티콘만 있고 고모티콘은 없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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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피곤하다.
서울을 다녀왔다는 일 만으로
충분히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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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산
옆 산
뒷 산
누옥의 뜨락마저
단풍에
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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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 훨씬 전에
예고의 무서리 없이
된서리부터 퍼부어진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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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세 마리
춥다고
발 시리다고
가을에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서릿발 위의 종 종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