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쉬~도시의 갈비집 아줌씨는 도사다 사진 한방 박아 달라고 부탁 했더니 사람덜은 한쪽 구석으로 몰아 넣고 기어이 갈비집 간판 나오도록 박아 버렸다]
안양시 비산동 주공아파트 148동,
5월 연록의 새순이 돋는 날 부터
도시의 한복판 임에도 뻐꾸기 소리 울울창창 하고
빨래터로 쓰기에는 아까울 만큼의 맑은 샘물이 솟기도 했었지요
큰 녀석들은 바쁜 제걸음을 놀려 흙투성이가 되어 들어오고
작은 녀석들은 엄마 등에 엎혀 제 몸을 키워내던 시간들...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되어 갑니다
그리움은 잠시의 잊음을 들추고
기어이 발아한 씨앗이 되어
가을 밀려 오는 어느 날 모두들 손잡아 잔 나누는 자리를 마련 했습니다
살던 아파트는 마천루같은 고층 아파트로 바뀌어서
강원도로
또는 충청도로...더하여 서울로...
윤기나던 검은 머리는 이제 염색을 해야 할 만큼 흰머리 성성해지고
떨어져 살던 세월의 묵은 얘기들
그 속에서 잊혀졌던 시간의 길이만큼 자란 아이들 얘기 무성 했습니다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닌 쌓이는 것이라...
실향으로 보다는
시실(時失)이 더 맞는 표현 아닐까...
건네지던 술잔으로 보다는
묵었던 정 들로 가슴 뎁혀지던 자리, 시간, 사람들...
질긴 생명으로 가슴에 남아 기어이 싹틔우고 마는 사람의 인연이란
참 눈물겹기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