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
이곳으로 옮기기 전 어느 해 설이었는지,
명절 휴가로 여주를 향 하던 중 설 전의 여유 일 몇일을, 기다리는 어머니 무시하고 우리 좋은대로 떼어 먹자, 이렇게 결의한 아내와 나는 오대산 속 방아다리 약수를 향해 무작정 떠났고
그리고
그 풍성한 눈에 감탄을 연발 하면서
뒹굴고 뒹구는 낭만에 흠뻑 빠졌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이 소토골에서
그렇게도 기다리고 원하던 눈에,눈 속에 빠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연히
철딱서니 없는 우리 부부는 그 눈 속에서 환호했다
"야~호~오 눈이 온다 눈.눈.눈..."
그 다음 날도 또 눈이 왔다
그 다음 날,다음 날도 또 눈이 왔다
우리는 지쳤다
이제 눈이 오면 땀 뻘 뻘 흘리면서 오름 길의 눈을 치워야 한다는 예각의 현실을
더 무겁게 받아 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눈 오는 하늘을 우러러
"A~C 또 눈오네..."이렇게 바뀌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 겨울이 끝난
세번째의 봄 날
우리 부부는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었다
포도나무는 이제 깡그리 절명해서 포도는 커녕 머루 하나 달리지 않고
지난 해 남은 힘을 다 해 매달았던 빈한하기 짝이 없는 포도송이 몇 몇은
쭈그렁 건포도가 되어 매달려 있으니...
드디어
제멋대로의 경사와
모난 돌들을 잔뜩 끌어 안고 있는 이 비탈 밭을...정리해 보자
정리해서
한사코 사정을 해야 밭을 갈을 수 있는 쟁기와 소에 의존하는 경운 방식을 집어 던지자
이렇게 결정해서 포크레인을 알아 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이 스테파노였다
우리에게는 인연의 고리,
스테파노에겐 인연의 골,
참으로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의 일들,
이곳으로 옮기기 전 어느 해 설이었는지,
명절 휴가로 여주를 향 하던 중 설 전의 여유 일 몇일을, 기다리는 어머니 무시하고 우리 좋은대로 떼어 먹자, 이렇게 결의한 아내와 나는 오대산 속 방아다리 약수를 향해 무작정 떠났고
그리고
그 풍성한 눈에 감탄을 연발 하면서
뒹굴고 뒹구는 낭만에 흠뻑 빠졌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이 소토골에서
그렇게도 기다리고 원하던 눈에,눈 속에 빠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연히
철딱서니 없는 우리 부부는 그 눈 속에서 환호했다
"야~호~오 눈이 온다 눈.눈.눈..."
그 다음 날도 또 눈이 왔다
그 다음 날,다음 날도 또 눈이 왔다
우리는 지쳤다
이제 눈이 오면 땀 뻘 뻘 흘리면서 오름 길의 눈을 치워야 한다는 예각의 현실을
더 무겁게 받아 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눈 오는 하늘을 우러러
"A~C 또 눈오네..."이렇게 바뀌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 겨울이 끝난
세번째의 봄 날
우리 부부는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었다
포도나무는 이제 깡그리 절명해서 포도는 커녕 머루 하나 달리지 않고
지난 해 남은 힘을 다 해 매달았던 빈한하기 짝이 없는 포도송이 몇 몇은
쭈그렁 건포도가 되어 매달려 있으니...
드디어
제멋대로의 경사와
모난 돌들을 잔뜩 끌어 안고 있는 이 비탈 밭을...정리해 보자
정리해서
한사코 사정을 해야 밭을 갈을 수 있는 쟁기와 소에 의존하는 경운 방식을 집어 던지자
이렇게 결정해서 포크레인을 알아 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이 스테파노였다
우리에게는 인연의 고리,
스테파노에겐 인연의 골,
참으로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의 일들,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토골 정착기[5] (0) | 2005.05.12 |
---|---|
소토골 정착기[4] (0) | 2005.05.12 |
소토골 정착기[2] (0) | 2005.05.12 |
소토골 정착기[1] (1) | 2005.05.12 |
봄 그늘 꽃 그늘 (0) | 2005.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