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서석 이야기.1

햇꿈둥지 2006. 11. 27. 16:43

 

 

 

 

 

개뿔도 모르는 촌놈들 셋이 모여 조명기구 가게를 차렸었다.  여주 촌구석에...

때마침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고
성남 장호원간 산업도로가 생기면서 순풍이 불기 시작 했었다

박정희 아저씨의 치적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새마을 사업에 이은
농촌 주택 개량이 그것 이었다
전기가 들어오긴 했어도 기껏해야
알불알(알전구의 북한 용어) 하나 덜렁 달려서 맛대가리 없고 가난한 빛을 밝히던 것 쯤에서
긴불알(형광등)이 나오고
떼불알(샹데리아)을 보게 된 시골 아줌씨들은 그야말로
뿅~뿅~뿅~  스스로 취해서는
현찰이든 외상이든을 가리지 않고 삐까뻔쩍한 조명기구들을 망설임 없이 골라 잡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개뿔도 모르는 우리 촌놈들의 수입이 되어 주었었다
당연히
뱃속에 똥바람이 들기 시작한 촌놈 셋은 주머니에 현찰이 쌓이는 두께만큼 목에는 힘이 들어 갔고 그 힘은 다시 술로 변화되어 뱃속의 똥바람과 혼합되기 시작했다

이게 망쪼였다

두대의 오토바이 중
한 대가 일하러 움직이는 동안 한대는 유원지에서 희희낙낙을 일삼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달
두달
.
.
.
열한달 만에 드디어 도매상의 외상값 독촉이 시작 되었었다
이걸 견디기를 한달여...
드디어 개뿔의 실체를 깨닫기 시작한 촌놈 셋은 머리를 맞대고 현실 타개의 방안을 모색 하기로 했지만...
제미럴...
어디 손 써서 틀어 막아야 할 구멍이 한두개라야지...

"파토야 파토~! 쓸만큼 썼고 견딜만큼 견뎠다 이제 해산하자..."

이렇게 해서 촌놈들의 조명기구 가게는 1년만에 쫑~을 쳤고
누나뻘의 색시들이 속살 드러 내 놓고 희희덕 거리는 술청에서 지구 도는게 눈에 보일만큼 술을 쳐먹은 뒤에 뿔뿔이 흩어지는 해단식을 거행 했었다

그리하여
한 놈은 신학대학으로 회개의 길을 택 했고
현실적이고 조숙한 또 한 놈은 일찌감치 장가를 가 버렸고
어리버리~한 나...놈은
가방 하나 덜렁 메고 그 깊은 겨울에 그 깊은 강원도 산골로 찾아 들어 갔었다
그곳이 강원도 홍천의 서석...

그 한 해 겨울 동안 십년의 얘깃감이 될 일들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었다

(다음에 계속)
요렇게 하니까 제법 글 같구만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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