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들방 하나를 만들기 위해 구들을 놓아 봤어
이곳 강원도 마을에서는 구들이라고 하지 않고 정개돌 이라고 하더구만
아랫목에는 크고 두꺼운 돌을 놓고
윗목으로 갈수록 얇팍한 돌을 깔아서 아래 위 골고루 오래도록 따듯하게 한다는 거야
따듯하고 겨울 짧은 동네 처럼 줄고래를 하는게 아니고
얼기설기 막고래로 설치해야 하는거야
어쨌든 기본적인 문제야 그렇다 치고
진흙에 숫검뎅을 얼굴에 발라가며 이 일을 하고 나서
화룡점정,
불을 때 보니 이게 맘 먹은것 처럼 만만한 일이 아니구만
어떤 때는 들이고
어떤 때는 콧구멍 미어지도록 내고...
천신만고 끝에 불 잘 들이도록 고쳐 질 무렵
문득 깨달음 하나 있었어
불 때는 아궁이 하고
연기 나는 굴뚝 하고가 정연하게 일치해야 하는 거지...
구들방 아궁이 처럼
들고 나는 것이 딱 맞아 떨어지면
설사가 있을까 변비가 있을까만
시도 때도 없이 먹어 제키는 통에 곱창 편안 할 날이 없으니
이 병 저 병에
잘 먹고도 황달끼를 끌어 안고 사는 날들인데
이 밤
쪼끄만 창문으로 초겨울 살 바람이 시원 시원 드나드는 똥뒷간에
엉덩이 까고 앉아서 시원 시원 똥을 싼다네
별빛 초롱하게 쏟아지는 하늘을 보면
똥 속에 별이 묻어 나올 것 같아
가끔 사타구니 밑으로 고개를 쳐 박아 보기도 하지만
별은 보이지 않고
치켜 올린 똥구멍으로 시린 산바람이
솔 솔
빈 내장을 채우기도 하지
득도가 뭐 별거겠어
이렇게 시원 시원 비우고 나면
훌쩍
하늘이 가까워지더구만
죽는다는 것도 그까짓 일 이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