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창조 하시고 만물을 주관 하시는 하느님!
평안 하시온지요?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곳 치악산 하고도 소토골 자락에는 이미 가을이 깊어
늘 그랬듯이 올해도 당신의 뜻에 따라 만산에 홍엽이 첩첩 늘어져서 등산화는 물론 운동화에 쓰레빠 있는 사람들 모두 원색의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차려 입고 산마다 계곡마다 넘치고 넘칠 시기 이오나
이 어찌된 노릇이온지
단풍으로 불 타야 할 산이며 나뭇 잎들은 소말리아 난민처럼 삐들 삐들 퍼석 퍼석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사옵니다
이날껏 머리를 써 온 일 이라고는
그저 초저녘 쐬주에 혼곤하여 벼개를 수석 받침대로 사용해 온 재주 밖에 없는 피조물의 소갈딱지 없는 소견으로는
하느님께서 온 산과 들에 일년 열두달 골고루 나누어 주셨어야 할 비를
무슨 삼팔 광땡 잡은 타짜가 한방에 올인 하듯이 칠월 한달을 집중적으로 강원도 인제 골짜구니에 퍼 부어 주신 바람에 앵꼬가 나신듯 하옵니다
그리하여
죄 없고 성실한 강원도 치악산 하고도 소토골에 사는 피조물 암,수 한쌍은
나날이 식수난 이라는 민생고에 시달린 결과
툭 하면 외식이요
세수를 못한채 봉두난발하여 완전히 강원도 목두꾼 몰골이 되었으며
지랄 하느라고 똥두깐에 비데는 설치해 가지고 설라무니
똥을 싼들 내릴 물이 있나 똥꼬 씻어 줄 물이 있나
2회를 1회로 줄이고
12시간 간격을 24시간으로 늘인 결과
아~ 이제는 변비 증세로 하늘이 노랗게 보이니 하늘에 계신 하느님 성안도 누리끼리 하고도 아리까리 하게 보이고 있사옵니다
아침마다 시린 이슬이 내리니
사람 이라는 못된 피조물의 말대로
강우량으로 보다는 강수량으로 연일 연일 은총을 받고는 있사오나
기왕이면 은총보다 쪼금 더 쎈 금총을 내리시어
가물어 마른 온 땅에
광이 아니더라도
쌍피가 아니더라도
비를 내려 주시옵소서
만약에 이 글이 불경스럽거나 싸가지 없다고 생각 되시오면
즉시 핸드폰으로 전화 때려 주시옵소서
즉시 삭제 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