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새봄맞이 골병 설계

햇꿈둥지 2006. 1. 11. 10:41

 

 

                                                                     봄 부터는 물장난이나 해 보려고...

 

병 이지...

시골살이 술잔이나 빨아가며 늴늬리 맘보로 살아 가리라 작심에 작심을 열두번도 더 해 보지만

창 밖에 눈길을 묶어두고

뭘 해야 할까?

뭘 해야

북한 6자 회담이 제대로 성취되고

남,북한 통일이 앞당겨 질 수 있을까?

이 따위 거국적(?)이며 민족적인 고민을 거듭한 끝에

 

 

1. 저 삭막한 마당에 연못을 하나 만들자

 

   뜰 밑의 석축 사이로 일년 내내 넘쳐 흐르는 소토골 청정 샘물을 획기적으로 손질해서 생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하자

 

일찌기 경험 했었다

자란 곳이 남한강 줄기이다 보니 여름이면 수영,

겨울이면 스케이팅을 몸소 터득해 익히는 외에

고등핵교를 다닐 무렵 시인 이셨던 2학년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배운 바 있으니

푸른 물에 배 띄워 놓고

맨발을 물에 담근 채로는 안주 없는 술도 말술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었다

 

그래 그거야~

그 연못에 그윽한 연꽃 피운 뒤에

맨발을 담궈 술잔을 채우고

그 술잔에 연꽃잎을 하나씩 띄워 마시면...

 

껄 껄 껄~

신령님 조차 부러워하지 않고는 못 배길껄...

 

 

2. 시행착오를 수정하자

 

   개 목수인 포크파노와

   그 개목수의 데모도인 내가 지은 집이니 이런 저런 서툰 결과가 빚어졌음에도

음~

참고 견뎌야지 실력이야 어찌됐든 이 집에 들인 공이 하늘 땅 땅 만큼인데 이 정도 사소한 시행착오 까지도 애정으로 끌어 안고 살아야지...였었는데

넘치는 물의 배수관을 정화조로 연결 해 놓은 결과는 너무 치명적이다

손님으로 들이 닥친 대부분의 님들께서 온통 흙투성이의 발을 그 물에 썩 썩 씻어대니

진흙의 대부분들이 정화조 바닥에 쌓여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만

급기야

똥통이 아니라 흙통으로 변한 정화조를 통째로 들어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똥뒷간에서의 쾌락을 다시 찾는데 생똥 쌀 고생을 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술을 담그자

 

   1번의 내용과 같이 정갈한 연못에 푸른 물이 넘실대면 맨발 벗어 부치고 한잔 때려야 할텐데

술이 있어야지...

술도

슈퍼마켙 아줌씨가 꺼먹 봉다리에 담아 주는 멋대가리 없는 쐬주 보다는

맑은 봄볕 속에서 제 살을 태워 그윽히 익은 동동주라야 폼이 나지 않겠는가?

그 찰랑한 술잔으로 가슴을 데워

넉넉한 봄볕 아래서 초록 낮잠이라도 여유롭게 때릴 수 있다면

 

신선

그 까잇게 대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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