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복달임

햇꿈둥지 2007. 7. 25. 16:16

 

 

복날 이라고

마을회관 무쇠솥이 흰김을 뿜어대고

어슬렁 모인 사람들 술추렴이 거나한데

초록에 갇혀 버린 칠월 한 구석을 들추어

늙어빠진 오이 몇개를 얻었습니다

깎고 저며서

지지난해 묵은 고추장에 썩썩 비벼

아내와 함께 볼이 미어지도록 이남박을 긁습니다

더럽게 고되고 매운 세상

내 안에 꼭 꼭 재워 놓자고

착한 흙속에서 독기 담은 오신채 듬뿍 다져 넣어

눈물도 찔끔 섞어가며

꾸역 꾸역

중복의 더운 시간들을 먹어 치웠습니다

 

그까짓 보신이야 되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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