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장마 따로 호우 따로

햇꿈둥지 2007. 8. 5. 09:46

 

 

장마는 이제 끝이 났노라고...하여

한주간의 교육을 끝내고 천안을 떠나 이곳 원주에 이르는 길은 북새통 이었으며

계곡마다

차량과 사람과 알록달록 원색의 텐트와

그들이 머문 자리를 후대에 길이 알리기 위한 족적으로 쓰레기 봉투들이 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산 깊고 물 맑은 계곡마다

삼겹살 화려강산...

 

이토록 신나는 휴가지절 일주일을 꼬박 공부에 매달려 있었다

  

 

 

밤새 하늘은 뇌성으로 울고

얕은 처마로 감당하기 어려운 빗줄기를 쏟아 부었는데도

꽃들은 여전히 성실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뇌성이 울리든

꽃들은

나무들은

세월의 손을 잡고 아주 또박한 걸음을 걷고 있음으로

이제 해넘이 부터는 풀무치들이 울기 시작 했고

그 초록 울음의 틈새에서

문득 외로운 가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루만 하루만...의 늘어짐이

결국 온 여름을 함께 지내게 되었던 연우 연서가 주정뱅이 비틀 걸음을 벗어나 제법 종 종 뛰기도 하더니만

 

저 눈빛...

 

굳이 하늘을 보아야 할까?...

 

두송이 나리꽃

두송이 사람꽃,

 

 

비의 도움 이기도 하겠지

여름내 맑은 물을 초롱 초롱 넘기고도

쉬임없이 흐르는 뜰밑 물줄기...

 

한방울 맑은 이슬 이거나

한줄기 바람 이거나

 

이 산중에서 감사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추녀 끝에 잠시 헝클어져 머물다 떠난 바람결에

서러워도 좋을

가을 소식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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