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다정도 병인양 하여...

햇꿈둥지 2006. 3. 6. 16:27

 

 

 

주오일 근무제 시행 이 후

우린 늘 복병을 만난다

 

집을 지켜야 하는 우리가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거나

그까짓 있고 없고 정도는 귀신 같이 알아내는 이유가

우리 사는 지명에서 비롯 됐다고 정의해 버렸다

 

신림

한문으로는 "神林"이니 귀신 같이 알게되는 탓 이리라

 

사람만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명체가 없다고 했다

우리가 그렇지...

이제 계획한 내 프로그램의 손상 쯤에는 초연하다

허긴 뭐

아내와 합의되지 않은 내멋대로의 궁리 였지만

지난 주 일요일 새볔쯤에는 미명의 시간을 재촉해서 동해안을 한바퀴 돌아 칠 생각 이었다

어차피 농사철에는 일에 묶일 몸,

그 전에 여유롭게 새볔 바다를 볼 생각 이었으나 전날 밤 늦은 시간에 들이 닥친 처제 덕분에 두루뭉수리의 하루가 되고 말았다

 

사실 말이지

도시 살이건 시골 살이건

사람의 몸뚱이를 가장 쉽게 길들이는 공통적인 것 하나는 빈둥빈둥의 게으름 일 것 같다

봄빛이 펴지기 시작은 했지만

아직 등 떠미는 일거리들이 없으니 손님 일어나는 시간까지 벼개 위에 머리통 모셔 두고 뒹궁 뒹굴이면 그만인데

아침 식사 후에 샛잠 까지를 늘어지게 자고 난 이 손님(아니 친구넘)

밤새 난로에 지핀 장작이라도 벌충 하려 한다...더니 톱을 들고 산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여전히 멀뚱 멀뚱에 강 건너 불 구경인데

정작으로 비짓 땀을 쏟으며 통나무를 메고 내려 오는 이 친구를 그저 두고만 볼 수 없어 슬몃 올라가 봤더니만

 

이 웬수 날 잡자고 작정을 했지...

 

지 메고 내려 온 것 갑절은 되는 나무를 떠억하니 잡아 놓고 메고 내려 오라는 얘기,

허벅지 아래로 풍기가 일도록 그 짐을 끌어 내려 놓고는

그 친구 떠난  저녘 기어이 쌍화탕을 데워 먹고 이불을 뒤집어 써야 했으니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 이라도 구체적으로 이민을 검토 해야 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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