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하느님은 너무 짜요"
"짜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인색 하시다구요"
"아니 세상에 그 사랑 많으신 분이 왜 인색 하시다는 겁니까?"
"보세요 매일 은총만 주시구 금총은 한번도 안 주시잖아요"
주일학교 꼬맹이들의 왁자한 웃음 뒤에서 나 또한 낄 낄 낄~
언젠가는 요 꼬맹이 녀석들과 자장면 파티를 열게 되었다
동석하신 수녀님이 또 내 장난끼에 걸려 들었다
"수녀님 자장면 먹을 때 말 입니다"
긴장 하셨다
우리 수녀님...
"또 뭔데요?"
"자장면 비비기 전에 기도해요 아님 비비고 나서 기도해요?"
개떡 같은 질문을 설명하는 수녀님 모습이 너무 진지하다
자장면 다 뿔겠구만...
봄날 이었어
지금처럼...
모처럼 봉헌 임무를 맡았던 나는 미사 후 뒷정리를 하던 중에 수녀님과 마주 쳤었고
또 장난...
천주교 신자분들께서는 익히 아시는 일이겠거니와
미사의 절차상
성체를 모시기 전에 봉헌 예절이 있다
"수녀님 진짜 하느님은 너무 하세요"
"왜요 이번엔 또 뭐가 맘에 안 드세요?"
"그 성체를 꼭 선돈내고 모셔야 하는 겁니까?"
당황해서 약간은 홍조를 띄우신채 민망해 하시던 그 수녀님
먼 곳으로 훌쩍 떠나신 뒤로 감감 무소식 이었는데
몇일 전 성당에서 전화가 왔다
어찌 된거냐
왜 성당을 나오지 않느냐
안 나오면 쳐 들어 가겠다...에구머니나...이 양반이 컴백 하셨네 그랴~
들꽃처럼 늘 조용 하시던
그래서
수녀님 으로 보다는 성모님이 현신 하신듯 마음 잔잔해지던 분
그런 그 분께 이렇게 싸가지 없는 대답을 했다
이젠 수녀님 골려 먹을게 없어 안 나갈래요~
난 이제 걸리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