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말도 안되는 상황

햇꿈둥지 2006. 3. 10. 17:40

건너 동네 루시아...

연구 대상이다

 

루시아도 연구 대상 이지만 그 남편인 베드로는 더더욱 연구 대상이다

 

마을 사람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지만

술만 보면 반경 5미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베드로가

어느 날 온몸이 술통이 되어 기어 들어 왔단다

당연히 아버님으로 부터 일장 훈시를 들은 후

언잖은 기분에 바람을 쐰다고 마당 끝에 나온 이 친구

제 화를 삭히느라고 앞에 있는 나무둥치를 힘껏 후려 쳤다나...(태권도 학원 원장님은 정권 이라고 하지...)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앞집 영감님 앞 잇빨이 몽땅 빠져 있었다더라

 

쉬는 날 대부분의 일과는 비됴 때리기 이다

조선 바닥에 비됴로 나온건 모두 암기 할 수 있는 수준...대단하다...

 

결혼 전에 간호원 이었던 루시아는

내 마누라와 성님 동생으로 교분이 깊은 반면

나와는 견원지간이다

그의 결혼 전 경력을 들추어

 

간염 예방 주사는 간에다가 직접 맞는 것이냐?

상사병 예방 주사도 있느냐?

그리하여

뇌염 예방 주사도 대갈빡에 맞느냐?

대갈빡이 터져서 피가 나면은 지혈을 위해 목을 졸라야 하느냐?

안질 환자는 안과로 가니

치질 환자는 치과로 가야 하는 것이냐?

이 따위 지대한 질문으로 그를 괴롭혀 온 결과이다

특히나 성당 고해소에서 나오는 사람의 실내화 뒷굼치를 밟고 늘어지는 통에 여러 신자들 보는데서 된통 넘어지고 난 뒤로 난 경계 대상 1호가 되었다

 

그런 루시아에게 아내는 고춧모를 싹 틔우라는 숙제를 내 주었었다

 

지난 주 그 집에 들렀을 때

루시아는 집안에 애지중지 싱싱 푸르딩딩하고도 울울창창하게 싹 터 자라고 있는 세판의 고춧모를 보여 주며 무진 자랑을 했었다

나는 그의 무진 자랑을 능가하는 칭찬을 무진 무진 해 주었고

올 고추 농사의 대박을 예상 했었다

 

그런데 엊저녘 비보가 날아 왔다

 

"형님 아 글쎄 그 고춧모 말이여~

집 비운 사이 달구 새끼덜이 거실에 들어 와서는 몽땅 뜯어 먹어 버렸네..."

 

조졌다...

 

나 뿐이겠는가

저어기 영월의 떨님

또 저어기 펭창의 봄바람님...

 

올 고추 농사는 황~ 되었음을 삼가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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