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너무 예뻐서 가슴 아프다

햇꿈둥지 2006. 9. 7. 10:24

 

 

                                                                                                      [더덕꽃 진자리]

 

마누라가 바빠졌다

줏어 들인 개 이름을 구슬이로 지어 놓고는 목욕 시키랴 쌀 값보다 비싼 애완용 사료 사 들이랴 미용도구 사 들이랴...

 

버려지긴 했으되

원래의 성격이 명랑도 해서 붙임성 있게 따르는 것도 그러려니와

제법 가릴 것 가리는 분위기가 적잖이 예뻐 보인다

 

초로의 두 늙은이

갓 잡아 놓은 고등어 처럼 눈만 꿈뻑 거리며 마주 앉아 있기 다반사인데

요 녀석이 제법 윤활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 간의 몇 몇 경험으로는 잠자리 불편 하도록 신새볔 부터 들 뛰고 까불기 일수였건만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 까지 다소곳이 앉아 있는 품새에서 그윽함 까지 느끼게 한다

 

내 정 깊어가는 것 까지는 그러하나

이만큼 까지 정들여 키웠던 사람의 마음은 어떨라구...

 

깊은 눈으로 하염없이 창 밖을 내다보는 녀석을 보면

가슴 한켠에서 모서리 날카로운 찬바람이 인다

 

정 들이지 말고

그노무 정에 얽히지도 말아야 하는 거라고

스스로

수없는 다짐을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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