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냉장고를 Diet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문짝을 열고 아무리, 수 없이 째려 봐도 도대체 틈이 없다
냉동실 문을 열면 뭐시가 탱 탱 얼어 붙어 있었던 건지 봉지마다 얼어 뒈진 것들이 담겨 있다가 문을 여는 순간 가미가제 특공대 처럼 발등으로 떨어져 비명을 지르게 하니...
마누라 어깨 다 낳기 전에
누적된 발등의 타박상으로 깁스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 저것 저것 이것
웬갖 잡것들을 버리고 치우고...하던 중에
어느 비닐 봉지 하나에는 제조년월이 붙어 있더라
ㅇㅇ년 ㅇㅇ월...
기억을 되짚어 보니
26년전 결혼하던 해 인 것 같다
[2]
신 새볔,
호박 볶음을 한다
손 맛은 별로 이지만 간특하게도 눈썰미 라는 것이 있어서 어깨 넘어 훔친 실력이 제법 맛을 낸다
뻰찌마낑 이란 것이 공식적으로 횡행하는 시대에 도의성 까지 들먹일 일도 아니겠고...
호박 썰고
새우젓 넣고
식용유 넣고
파 송 송 썰어 넣고
마늘 꽉 꽉 빻아 넣고
들
들
들
들...볶아서 호박 볶음 끝인데
어째 맛이 닝닝 한거시 안거 중인 스님 오신채 멀리하듯 마빡 씻은 맛...
필수 양념 중 뭐시가 함량 미달인가?...잘 모르겠고...
어제 먹다 남은 미역국 리히팅 하여 후루룩 쩝 쩝...먹는 중인데...
아니 이노무 미역국은
미역은 팁으로 넣고 주성분이 마늘인가? 드럽게 독하게도 쏘는구만...
잠시 분석을 해 보니
호박뽂음에 넣는다던 마늘 몽땅 미역국에 쳐 박은거라...
[3]
얼치기 남편 손으로 두서없이 만들어지는 끼니에 대한 미안함 이었는지
어제 퇴근해 보니
마누라는 밥도 지어 놓고 꽁치 조림도 해 놓았다
황공 무지 무지에
죄송 마니 마니...했었다
오늘 아침에는 찬밥 다시 데우고
꽁치 조림도 데우고...먹는데...
우쩐지 맛이 쪼끔 요상 하기도 해서
안경을 코에다 쓰고 검문 검색을 해 봐도 특별히 이상한 징후는 파악되지 않더라...
불편한 한팔로만 힘겹게 했을 일,
그저 대충 먹어 치우고 나오는 길인데
화장실만 보면 들려가게 되고
화장실 드문 곳 에서는 징그럽게도 요강이 그리워지더라
이 글을 쓰는 지금
學文(소리나는대로 읽으시오~)의 괄약근이 얼얼 하더라
역쉬~
쎌뿌가 좋은 거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