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꽃 진자리]
마누라가 바빠졌다
줏어 들인 개 이름을 구슬이로 지어 놓고는 목욕 시키랴 쌀 값보다 비싼 애완용 사료 사 들이랴 미용도구 사 들이랴...
버려지긴 했으되
원래의 성격이 명랑도 해서 붙임성 있게 따르는 것도 그러려니와
제법 가릴 것 가리는 분위기가 적잖이 예뻐 보인다
초로의 두 늙은이
갓 잡아 놓은 고등어 처럼 눈만 꿈뻑 거리며 마주 앉아 있기 다반사인데
요 녀석이 제법 윤활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 간의 몇 몇 경험으로는 잠자리 불편 하도록 신새볔 부터 들 뛰고 까불기 일수였건만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기 까지 다소곳이 앉아 있는 품새에서 그윽함 까지 느끼게 한다
내 정 깊어가는 것 까지는 그러하나
이만큼 까지 정들여 키웠던 사람의 마음은 어떨라구...
깊은 눈으로 하염없이 창 밖을 내다보는 녀석을 보면
가슴 한켠에서 모서리 날카로운 찬바람이 인다
정 들이지 말고
그노무 정에 얽히지도 말아야 하는 거라고
스스로
수없는 다짐을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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