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꽃 진 자리 다시 꽃,

햇꿈둥지 2021. 8. 27. 04:31

 

 

#.

공모전 마감일은 부득부득 다가오는데

쓰고 또 써도

파지 또 파지,

한글 참 만만치 않다.

 

#.

헐렁한 음식점에 앉아

글씨 가방을 내려놓다 보니

손톱 밑이 까맣다.

 

#.

글씨를 쓰는 게 아니라

용을 쓰고 있는거다.

 

#.

비 끝 자락을 밟아

어지렁 마당 한 바퀴를 돌다 보니

덩그러니 남겨진 꽃 진 자리가

다시 꽃,

 

#.

눈 비비고 보면

산골짜기 구석구석이

신비롭기 그지없다.

 

#.

밭가의 엉킨 풀처럼 

덥수룩했던 머리를 정연하게 다듬었다.

 

#.

파마를 할 건가요?

아니요

빠마로 해 주세요

 

#.

가을맞이

빠글빠글

지붕 개량,

 

#.

마을 홀아비 친구의 생일이었다.

이를 기념하여

재 넘어 맛집을 찾아

국민의례 후에 고뿌라면 한 개씩 먹었다.

 

#.

애국쩍인 맛이더라, 

 

#.

아픈 곳과 아픈 정도와 아픈 횟수가

점 점 점 점 늘어나고 있다.

낡아가고 있는 거다.

 

#.

하필이면

점 점 점 점 쓸쓸해지는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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