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갈등 조장,

햇꿈둥지 2021. 8. 11. 09:37

 

 

#.

귀뚜라미,

섬돌 밑에서 우는건지

가심팍에서 우는건지

 

#.

마음부터 쓸쓸해지고 마니

필경

가을,

 

#.

조선놈 삼세번이라고

음주 운전 삼세번 끝에

그럭저럭 1년 넘어의 시간동안 수인이 되어야 했던 마을 친구 하나,

어찌어찌하여

마지막 복날인 광복 날

출소를 한다는 거다.

 

#.

어차피 홀로 살이이니

출소가 아닌 이감 상황이다.

 

#.

음주 운전 가석방을 기념하여 

소주 1000가론쯤 나누어 마신 뒤

1년만의 운전으로 마을 한바퀴 돌아보자고 해야겠다.

 

#.

무얼 어찌 도와주어야 하는지

며칠째

곰 곰 곰 곰···

 

#.

어느새

새벽엔

이불깃을 끌어 당겨야 한다.

 

#.

지난 여름 혀 빼어 물게 했던 더위쯤이야

다 용서하고 말고,

까짓 거,

 

#.

다시 밭 갈아

무, 배추를 공손하게 심었으니

하늘을 우러러

천일염이 쏟아지기를 빌고 또 빌고,

 

#.

여름 내

바가지 땀을 흘리게 했으니

쫌 줘도 된다.

 

#.

천둥

번개

뇌우

때론

지역적 호우,

 

#.

그런데도 오늘 아침

한솔 할아버지께서는 배추밭에 물을 주고 계셨다.

 

#.

이거 완전히 지역 갈등 조장이다.

 

#.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

절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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