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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섬돌 밑에서 우는건지
가심팍에서 우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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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부터 쓸쓸해지고 마니
필경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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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놈 삼세번이라고
음주 운전 삼세번 끝에
그럭저럭 1년 넘어의 시간동안 수인이 되어야 했던 마을 친구 하나,
어찌어찌하여
마지막 복날인 광복 날
출소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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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홀로 살이이니
출소가 아닌 이감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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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가석방을 기념하여
소주 1000가론쯤 나누어 마신 뒤
1년만의 운전으로 마을 한바퀴 돌아보자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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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어찌 도와주어야 하는지
며칠째
곰 곰 곰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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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새벽엔
이불깃을 끌어 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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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혀 빼어 물게 했던 더위쯤이야
다 용서하고 말고,
까짓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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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밭 갈아
무, 배추를 공손하게 심었으니
하늘을 우러러
천일염이 쏟아지기를 빌고 또 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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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
바가지 땀을 흘리게 했으니
쫌 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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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번개
뇌우
때론
지역적 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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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오늘 아침
한솔 할아버지께서는 배추밭에 물을 주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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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히 지역 갈등 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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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신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
절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