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돈벼락,

햇꿈둥지 2021. 8. 8. 11:30

 

#.

얼어 죽었다 살아나기를 두 해에

죽은 척으로 두 해쯤을 버텨 낸 능소화는

올해 겨우 꽃을 피운 뒤에야

마데인 뜡국이 아닌 머나 먼 미쿡산 임을 알았다.

 

#.

어쨌든 꽃,

장하기도 하지,

 

#.

기저귀 서른 번쯤을 갈아 놓은 뒤

아이는 제 집으로 돌아갔다.

진이 빠져서

만세 삼창 할 기운도 없다.

 

#.

베거나

뽑거나

이노무 풀,

 

#.

온몸을 적신 땀에서

짠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

이 여름 가기 전에

나트륨 제로 상황이 될 것 같다.

 

#.

생일이라고

저토록 엄청나게 많은 돈을 선물로 받았다.

 

#.

옆댕이 쪼끄만 도시에서

치매 어머니 간병으로 골병이 들어가는 친구 불러

늙은 마담 더불어 쌍화차 3조 원어치쯤 사줘야겠다.

 

#.

어머니 제사였다.

코로나를 핑계하여

늙은 형제 둘만 모이기로 모의한 뒤, 

 

#.

산 사람 편한 대로

날짜도 시간도 마음대로 정해 놓고 지내는 제사

축문의 첫머리를 쪼오끔 손질하여

 

#.

귀신같이 알고 오셨으리라 믿고

시방부터 제사를 올리겠나이다...

 

#.

입추가 지났다.

저녁 바람이 

아주 쪼오끔 가을스러워졌다.

 

#.

푸른 하늘 깊이

참 맑은 매미 소리들 

 

#.

잠자리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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