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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가을을 기다리고
가을엔 겨울을 걱정하고
다시
겨울이면 봄을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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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이 분명한 이 증세는
다분히 계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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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들어사는 동안의
시행착오들을 보면
특히 겨울에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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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진 오름길을 지켜내기 위한
눈 치우기 씨름과
산 너머 700미터가량을 지나서야 내 집에 당도하도록
이런저런 장치들로 유인되는 물과
그리고
허술한 누옥의 추위를 막아내기 위해 벌이는
언제나 수세적인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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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예기불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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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여 월동이 아니라
겨울에 빠져
허우적 건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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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 수은주가 나날이 쪼그린 걸음인데
이제서야
구들방 구석의 연기 새는 곳을 손질한다.
이 또한
게으름 끝의 허우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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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깊은 날 단풍을 찾아
앞산
뒷산
옆산
먼산을 둘러보다가
지친 걸음으로 내 집 뜨락에 오르니
마당가 단풍나무 홀로
화들짝 홍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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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백신 접종을 하라고
가랑잎 같은 문자 하나가
전화기 속에서 팔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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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 질환이 문제 되어
기어이 삼세번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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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실 동무 하나가 물었다.
-무슨 기저질환이 있어요?
-정신질환 이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