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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말린 태양초는 양건이라 하고
건조기로 말린 고추는 화건,
건조기와 햇볕을 반반쯤 섞어 말린 고추는
반양건이라 한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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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처음으로
냉(冷)건을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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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이렇게 되었으니
게으름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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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른 추위에 살짝 얼다가 녹다가
제 풀에 지쳐 반 넘어 마른 고추를
이제야 거두어 말린 뒤 가루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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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건하여 만들어 낸
게으름(懈) 고추(椒),
해초(懈椒)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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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야 어찌됐건
얼었다 녹아 고춧가루가 되었으니
어느 음식에 들어가든
시원한 맛은 분명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