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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말 한마디 나눌 이 없는
진공의 적막,
고요의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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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뒤 따라
어둠보다 먼저
외로움이 발을 들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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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
유일한 동사가 되어 허공 속에 비틀거리는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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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그토록 수다스럽던 산새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한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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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치렁한 빛을 뿌리던
열나흘 달님이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서산을 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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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들에
표창 같은 서리 내리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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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빛 허공 가득
투명하게 전도되는
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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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 · · ·
눈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