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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 화사한 넼타이를 맨 남자 두명이 사무실을 방문 했다
두툼한 도면을 펼쳐 놓고 설명이 장황하다
그 동안 수도권 외곽으로 오지 중의 오지였던 이곳에 주거 혁명을 일구겠단다
"기존의 아파트 개념으로는 접근을 할 수 없는 인텔러전트 기능의 주거 공간으 로 누운채로 몸을 움직이지 않고 모든걸 컨트롤 할 수 있으며..."
침 튀겠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헤설피 금빛 울음을 쏟아내던 비단결 같은 들판이며
다 자란 아이의 등짝처럼 대견하던 뒷산 속살을 파 헤쳐
마천루 같은 아파트를 짓겠단다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몇년째 요양병원에 의식 없이 누워 계신 친구 아버님 생각이 난다
누운채로 움직이지 않고...
으흠~
e-편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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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이 세상이 두렵사옵니다"
"어차피 내 몸뚱이 하나인 세상인데 무엇이 두렵단 말인고?"
"그 혼자라는 사실이 두렵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