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고해 성사

햇꿈둥지 2007. 3. 20. 16:28

 

 

 

 

평생을 선생님으로 사셨던 아버지는

술을 못 드시는 분 이었다

할아버지 께서도 그러셨다 했고

그 위로 위로 사셨던 할아버지들 께서도 그러셨다 했다 

집안에 술 마시는 유전적 인자가 아예 없다는 말씀 이었다

과연 그러해서

줄줄이 낳아 길러지던 형제들도 술 이라면 아예

치성 날짜 받아 놓은 집에서 산짐승 멱 따는 일 처럼

저만치 먼 남의 집 일 이었는데

바람결에 잡티가 붙었는지

양주장 귀신이 떠돌다 붙었는지

셋째 아들 놈 하나는 귓볼에 솜털이 가시기 전 부터

되지 못하게 술을 처 먹더니만

턱 밑에 제법 수염이 돋을 무렵 부터는

온통 어울려 다니는 동무라는 것이 술귀신 붙은 망나니 들이라...

 

세월 흘러 흘러

바람 모서리 찬 흙에 모셔진 산소에 들려서는

 

아버지 한잔

나 두잔

엄마 한잔

나 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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