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빈둥낙도,

햇꿈둥지 2023. 4. 16. 10:19

 

#.
비 보다 먼저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추녀 아래
비 젖은 봄바람이 꽃잎 더불어
옹송옹송,

#.
하여 
이 봄은 또
전설이 될 것이다.

#.
지난 1월의 여행은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겨서
한 겨울부터 새기 시작한 수도파이프는 
꼼수의 미봉책으로
이날까지 
졸 졸 졸 물을 흘리고 있었으므로

#.
재 넘어 도회의 도사님께 문의한 바
더도 덜도 말고 이십오마넌을 내라는 흰소리,

#.
일에 비해 터무니 없는 비용도 그렇거니와
'가급적 셀프' 정신에 위배되는 바

#.
인터넷을 뒤지고 뒤진 끝에
제법 만만한 방법 하나를 얻었다.

#.
구닥다리 동 파이프를 잘라 버린 뒤
자른 부위를 용접으로 마무으리~

#.
마누라 붙들고
한 삼일 자랑질을 해도 될 일이건만
아침에 집 나간 아내는 여전히 무소식,

#.
우선 급한 대로
마당가에 묶여 있는 삼월이와 백두를 불러 놓고
자랑에 자랑질을 했으나
두 개 일똥
개멀뚱,

#.
찔끔의 비 탓에
바깥일이 여의찮으니

#.
흐리고 가끔 비
비 와서 찔끔 일,

#.
바람 불고
비 오시는
봄 날의 한 낮,

#.
추녀 끝 낙수에 눈 걸어두고
빈둥낙도 끝에
낮 잠과 접신을 위해,
하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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