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녘부터 누옥 가득 사람의 소요가 있었다
도시의 후배와
백두대간 마지막 일정을 정리 한다는 그의 장한 친구들과
늦도록 마당가 흐린 불빛 아래서 술마시고 노래 불렀다
작은 씨앗 몇알 땅에 다독 거렸을 뿐인데
햇살과 바람과 손잡아 하늘로 솟구치던 줄기마다 초록의 먹을거리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고맙고 감사한 산중 슈퍼마켙
각각의 모습으로 자랐으면서도
비와 햇빛을 모은다는 공통의 조건 속에서도 저마다의 맛을 건네주는
무지개 맛...초록으로 모아진 지난날들의 햇빛을 하루종일 오물거린다
하루종일 비 오시던 휴일
잠시 멎은 틈새에 고추와 감자 밭 손질을 마쳤으니 마음 넉넉함이 온통 잠으로 몰려와서
비 틈새
잠 틈새
막잠을 준비하는 통통한 누에처럼 아내와 함께 모처럼의 여유에 빠져 빈둥거렸다
세번의 전화...
무선 전화 속에서
질기고 질긴 세상의 인연줄이 끝없이 풀려나와
온몸을 칭칭 감아 돌았고
그걸 풀어 버리노라 또 잠에 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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